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하여 그 본래의 기능이 쇠퇴하고 있는 인천내항은 오랫동안 인천도시재생 담론에 중심에 있었습니다. 2018년 국제 공모전을 통하여 마스터플랜이 결정되고, 제8부두 곡물창고 재생프로젝트의 사업자가 선정되었으며, 2019년 4월에는 도시재생 산업박람회를 계최하는 등 인천내항은 문화 중심의 친수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시대에는 문화공간, 자연밀착형 여가공간, 건강추구형 공간, 가족단위 소규모 체험 공간, 장기 체류형 관광 등의 수요 증가 할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수요는 양적에서 질적으로 변할 것이며, 좀더 다양성이 요구될 것입니다.(이원갑, 2006)

     이번 이야기와 다음 이야기, 두편을 통하여 « 쇠퇴하는 항만을 재생시키는데 있어 플로팅 건축이 어떠한 역활을 할수 있을까 ? » 라는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도시재생은 도시 재개발의 하나의 방법으로 보존과 활용이라는 2 가지 상충되는 개념을 어떻게 잘 조율하면서 도시를 활용할 것인가?, 건설을 통한 공간의 생산 보다는 기존 공간의 정비와 유지로의 도시의 성능을 높이는 방식을 이야기합니다. 이미 « 구축된 도시의 틀 속에서 쇠퇴한 도시의 각종 요소들 - 정치 ⋅ 경제 ⋅ 사회 ⋅ 공간 ⋅ 자연 - 을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도시로 지속적으로 활성화 시키는 것 (Chaline 1999,  Ingalina 2001, Blum 2007) » 입니다. 여기서 지속성 이라는 개념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한번의 재생이 아닌, 자연의 변화, 도시의 리듬, 수요의 변화, 세대의 변화에도 끊임없이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입니다. 

     유럽위원회Commission européenne 는 1998년 도시적 질문La question urbaine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도시재생 모델로 « 고밀도 도시ville compacte »와 « 녹색도시ville verte » 를 제안하였습니다. 사실 녹색도시는 고밀도 도시의 상위개념으로 이번 이야기에서는 고밀도 도시 개념을 중심으로 다뤄 보겠습니다.

     고밀도 도시란 « 이 모델은 도시재생의 바탕이 되는 개념으로 도시 확장에 따른 건설 비용과 이동에 따른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게 대지를 더 밀도 있게 사용을 제안한다… 기존의 도시 틀의 복원과 보강을 통하여 대지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하는것이 중요하다.Ce medèle suppose une utilisation intensive des soles qui se fonde sur la régénération urbaine... L'accent doit être mis sur la restauration et la consolidation du tissu urbain existant et sur les utilsation des sols diversifiées. » 라고 정의 하였습니다.

     유럽 위원회가 제안하는 고밀도 도시는 OMA와 REM KOOLHAAS 가 이야기하는 « 맨하타니즘manhattanism » 의 기계적·기술적 공간들의 증식, 위를 항한 무채색의 건설방식의 « 일반원리théorem » 의 반인간적·반자연적 고밀도 도시와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REM KOOLHAAS의 개념중의 하나인 마천루에 도시의 문화적·상업적·공업적 활동 등을 포함하는 « 밀집문화culture of congestion » 의 개념과는 다소 유사성이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유럽 위원회의 개념은 기존의 도시의 틀 속에서 도시의 복원과 보강을 통하여 도시를 더 밀도있게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맨하타니즘의 고밀도 도시와 구분하기 위하여 이 공간에서는 유럽위원회의 개념을 『 복합기능 도시 』 라고 명명해 보겠습니다.

                                   1210년 제작된 파리 로고                                        오늘날 사용하는 파리 로고                           2019년 제작된 파리 로고

     파리는 항구 도시입니다. 조금 폭력으로 들리는데요. 그러나,,, 파리는 항구 도시였습니다. 노트르담의 성당의 씨테섬Ils de la Cité 에서 태동한 파리는 12세기 최초의 항구 생-렁드리port Saint-Landry 를 시작으로, 20세기 초에는 파리 전역 센느강가에 기중기 70 여개를 갖추었습니다.  북해 - 샌느강을 통한 국제적 물품이 파리로 운반되었고, 지방의 각종 생산품들은 내륙의 운하canal 를 통해 센느강, 파리로 수송되었습니다. 오크통에 담긴 보르도 지방의 와인, 생떼밀리옹Saint-Emilions 은 이 운하를 통해 옮겨진 후 파리 Cours Saint-Emilions 에서 상품화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센느강 항구들을 통해 한해 1300만톤의 물류가 이루어 졌는데 이는 파리 생필품 물류량의 2/3 에 해당하는 양으로, « 파리가 항구도시 였다 » 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3세기 제작된 파리 로고에 « 수상인 조합corporation des Nautes ou des Marchandes de l'eau » 을 상징하는 배가 등장한 이후, 올해 새로운 버젼이 발표되면서도, 에펠탑도 아닌, 개선문도 아닌, 배가 파리 상징의 중심에 있습니다. 비록 오늘날 전통적인 항구의 기능을 잃은 센느강변 항구들도 있지만, 여전히 « 항구port » 라는 이름이 사용되면서 그 역사를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파리 항구 관리공단Ports de Paris 에는 산업 항구, 관광 항구, 시민여가 항구, 주거용 항구, 유흥 항구 등 5가지 분류로 36개의 항구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1936년 자벨 산업 항구                                              2018년 자벨 항구                                 오늘날 자벨항구의 앙드레 시트로엥 공원

     파리시내 센느강 서편에 자벨 항구Port de Javel 는 시트로엥Citroën 자동차가 탄생한 곳입니다. 18세기에 이곳엔 화학공장이 있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미슐랑Michelin 타이어 공장이 세워지고, 세계 1차대전을 시점으로 시트로엥이 자리를 잡습니다. 당시 자벨항구는 전형적인 산업항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파리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시트로엥 공장은 1975년 지방도시 Rennes 로 이전하고, 이곳은 10 여년 빈터로 방치 되었습니다. 이 지역의 재개발을 위하여 정부가 주도로 대지를 매입하고 주거와 공원, Parc André-Citroën 으로 정비하여 폐 공장지대를 도심속 휴식공간으로 탄생시켰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친수 공간에 에 대한 수요와 고민이 부족한 시대로 수변 공간은 무미 건조한 모습이며, 수상공간은 단순히 오픈된 관망 수정원 정도로 거의 활용되지 않는 모습으로 최근까지 이어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친환경 친수공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2016년 센느강 재생사업Réinventer la Seine 에서, 국제 현상공모를 통해 수변 공간은 2019년 6월 La Javelle 이라는 이름의 설치형·가변형 까페촌으로 변모 하였고, 수상 공간은 플로팅 스포츠 센터안이 결정되어, 2024년 파리 올림픽 시기에 완공 목표로 필자가 참여하여 설계가 진행중입니다. 

                     2019년 6월 자벨항구 부두부분 까페 La Javelle                                                  2024년 플로팅 스포츠센터 계획안(국제현상설계당선안)

     도시의 진화의 축에서 옛 공장터가 공원으로 재개발되고, 이후 재생의 방법으로 먹거리와 운동시설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대지가 활성화 되고, 수변공간으로 이어 수상공간까지 확장되는 모습입니다. 강이라는, 물이라는 도시구성 요소를 건축의 대지로 사용하면서 도시의 기반시설 확장없이 도시에 프로그램을 삽입하고, 플로팅 건축언어를 통하여 도시의 틀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도시에 삶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잠(주거),  휴식(공원), 음식(까페), 운동(플로팅 스포츠센터) 이라는 인간행동 사이클을 구성하여, 자벨 항구에서 복합기능 도시모델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사족을 붙이면, 모듈형식의 까페는 플로팅 스포츠센터 상부로 이동 가능하게 계획되어 있습니다. 수변에서 행사가 있을 경우, 도시의 리듬에 따라 오픈된 수변공간을 제공하고, 활용도가 낮은 겨울철 수변공간의 까페를 플로팅 건축물 상부로 옮김으로, 스포츠 시설과 까페를 일체화 시켜 까페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계획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상 공간의 플로팅 건축은 수변공간과 함께 가변성으로 자벨항구에 공간의 다양성 또한 제공할 것입니다.

                                              도시의 리듬과 계절의 리듬에 따라 부두의 까페와 플로팅 스포츠시설의 활용에 대한 개념도

     앵발리드 항구Port des invalides 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호지정지역입니다. 사실 이곳은 1956년 자동자 전용도로voie express rive gauche 가 개통되면서 항구의 기능을 잃고 이름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도심속 친수공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2010년부터 시범적으로(주말에만) 보행자 도로로 사용되다, 2013년에 도시계획에서 수변유흥지구로 지정되면서 보행자 전용도로 전용되고 수상에 건물을 지을 수 있는 4개의 필지가 조성되었습니다.

                   2009년 앵발리드 항구                                             2015년 앵발리드 항구                              2019년 7월 앵발리드 항구,Credit@SEINE DESIGN  

     그 중, 필자가 설계에 참여한 프로젝트의 경우, 599명 정원의 플로팅 선술집guinguette flottant으로 계획되고 2014년에 오픈하였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공장에서 건조되어 현장에 정박되었습니다. 한해가 지나고 두 번째 여름 하루 평균 2000 명이 다녀가는 수상공간이 되었습니다. 수요가 증가하자 정원을 약 두 배 키우는 안이 거론되었고, 건축화 과정을 통해, 2019년 7월에 999명 정원의 플로팅 선술집으로 재 오픈하였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공장에서 플로팅 선술집 2호가 새로 건조되어 현장에 1호와 교체하면서 정박하게 되었습니다. 

     앵발리드 항구의 관점에서 보면, 플로팅 건축은 친수공간에 대한 사회적 수요 증가에 불과 5년만에 대응하면서도 - 프랑스의 행정과 산업의 속도를 감안하면 아주 빠른 것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2년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세계문화유산 보호지정 지역의 건축과 도시의 유형 문화재에 어떠한 손상도 입히지 않으면서 보존과 활용이라는 개념을 동시에 만족시켰습니다. 만약 2019년 이후 사회적 요구가 더욱 늘어난다면 플로팅 건축은 시대에 요구에 따라 수변 ⋅ 수상공간을 지속적으로 활성화 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신혼부부가 2인 밥솥 을 사용하다가 아들 ⋅ 딸이 태어나 성장하면서 4인 밥솥으로 교체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플로팅 건축은 도시와 사회의 요구에 보존과 활용 개념을 충족시키면서, 지속적으로 도시 재생시킬수 있는 방법론입니다.

                                             2009년 솔페리노 항구                                                                                            2015년 솔페리노 항구          

     앵발리드 항구와 불과 1km 떨어진 곳으로 오르세 미술관이 있는 솔페리노 항구Port de Solférino 입니다. 2013년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전환되고 고정식 플로팅 건축물과 강변에 계단형 전망대가 계획되었습니다. 국제행사가 많은 도시, 파리에는 도시의 리듬에 따라 다양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Paris Faschion Week , Paris Cinéma Festival 기간 중에 이곳에 플로팅 스테이지, 플로팅 스크린을 설치 되어 도시의 요구에 적합한 공간으로 변하고, 행사가 끝나면 플로팅 장치물은 파리 외곽에 보관되며, 솔페리노 항구는 오픈 수변공간으로 변합니다. 마치 필요에 따라 레고를 조립하듯, 플로팅 건축은 도시의 리듬에 따라 하나의 장소가 여러가지 기능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렇게 유럽위원회가 제안한 복합기능 도시모델을 실현합니다.  

                                                           2018년 파리 패션위크 플로팅 무대 및 플로팅 객석(선박), Credit@readyprod                            

     과거의 도시개발은『 조닝 』을 통하여 도시를 용도별 구역(생산기능, 주거기능, 문화기능 유통기능 등)으로 나누고 사람들은 그들의 필요에 따라 이동하면서 생활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유럽연합에서 제안하는 도시재생의 방법으로 고밀도 복합용도 도시모델은 도시 확장에 따른 건설 비용과 이동에 따른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게 « 하나의 대지에 여러가지 용도를 더 밀도 있게 사용utilisation intensive des sols » 하게 하는 도시로, 기존의 도시의 성능을 높이는 모델입니다. 이러한 모델은 생태발자국을 줄일 수 있으므로 녹색도시의 기초가 됩니다. 

     플로팅 건축에 의한 도시재생은 『 건설과 철거 』라는 기존의 도시·건축 생성방법론이 아닌, 마치 우리가 개인의 취양에 따라 레고를 조립하듯, 『 접안과 움직임 』이라는 방법을 통해 하나의 대지에 여러가지 용도를 사용가능하게 해 주며, 나아가 자연의 리듬과 도시의 진화와 사회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도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지속가능한 도시재생방법론입니다.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인천내항을 플로팅 건축의 언어로 재생시킨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 파리에서 활동하는 컨셉 미술가 임지윤님과 함께 상상해 본『 인천내항 플로팅 플랫폼 』의 모습입니다.

     스포츠시설 플로팅 플랫폼을 내항에 접안 시킴으로써 기존에 계획되었던 부두위의 문화 · 관광 · 쇼핑이라는 컨셉에 스포츠와 놀이시설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 단지로의 모습입니다. 도시의 축은 수상으로 연장되며, 수변에서 수상에서 사람들은 문화와 자연을 더 잘 체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에는 수영장을 위시로한 친수 프로그램을 접안 시키고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을 접안 시킴으로써, 4 개절 생동감 있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인천내항의 경재부흥의 상징인 크레인은 있는 모습 그대로 역사를 상징하며 아울러 대형 스크린의 틀이 됨으로써, e-스포츠 경연장으로, 때로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축제의 장으로 사용될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인간의 기호와 수요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의 플로팅 플랫폼을 접안시키거나 이동시켜버림으로써 변화하는 사회와 인간의 요구에 대하여 스스로 진화가능 하고 다이나믹하게 대응하는『 살아서 움직이는 인천내항 웰빙 복합문화단지 』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스케치가 인천내항을 시민의 품으로 활성화 시키는데 작은 아이디어가 되길 바라며 이번 글을 마치겠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김남중 올림 

Architecte HMONP, Architecte Naval DPEA

20-22 Rue Valadon 75007 Paris FRANCE

hinamjung@hotmail.fr

+33 (0) 7 83 37 50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