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Pool 2010, 보스톤의 Swimmable Charles Initiative, 베를린의 Badeschiff 2004, 모스크바의 Suprematist Pool 2014, 런던의 Thames Baths, 코펜하겐의 Harbour Bath 2011, 헬싱키 Allas Sea Pool 2016 등 세계의 주요 도시는 플로팅 수영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파리도 예외는 아닌데요, 파리에는 « Piscine Joséphine Baker, La Baignade, l’Arche »라는 3개의 대표적인 공공 플로팅 수영장이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왜 앞다투어 플로팅 수영장을 계획하고 있을까요 ?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여기에는 « 여가 » 의 개념이 있습니다. 

 

         New York +Pool_Bjarke Ingels/Dominic Leong                               Berlin Badeschiff_AMP/Gil Wilk_2004                   Moscow Suprematist Pool_100architects_2014   

 

             Londre Thames baths_Studio Octopi                              Copenhagen Harbour Bath_Bjarke Ingels_2003                 Helsinki Allas Sea Pool Spa_OOPEAA_2016

 

 

여가, 레져 leisure(영어), loisir(프랑스어) 의 개념은, 라틴어 ‘허락된 상태 être permis ’ 를 표현하는 « licere » 와 ‘아무일도 하지 않는 시간 temps oisif ’ 을 의미하는 « otium »의  두 단어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허락된 상태란 ‘인간 생존을 위한 필수 생산활동 activité de servitude de l’être fondamentale 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렇게 허락된 상태를 의미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이란 특히 육체적 활동 (일상생활 및 경재적 활동 측면에서) 을 하지 않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이었는데 이는 반대로 정신적인 활동 = 예술 및 지적연구-창조활동 글쓰기-말하기-생각하기 을 하는 시간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고대에서 중세까지는 이렇게 ‘licere’ 와 ‘otium' 의 권리를 가진 사람들은 주로 성직자와 귀족 homme noble 계층으로, 그들은 광장 cité 에서 예술-문화-사회적 활동과 정치적 역활을 하였는데, 당시에는 이렇게 사회 지도자들의 직업이 ‘자유로운 활동 activité libre’ 즉 여가의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12세기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여가의 개념에는, ‘기분전환, 휴식, 오락 divertissements ’ 이라는 인간의 내면조건 servitude de l’être de condition inférieure 을 충족시켜주는, 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자유로운 시간과 활동’ 이라는 오늘날의 여가 개념이 정립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licere’ 와 ‘otium' 가 합쳐지면서 프랑스어 단어 « 여가 loisir » 가 생겨났고 이후 영어로는 « 레져 leisure »로 갈라지게 되면서, 우리는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여가의 개념은 1924년, 유엔 국제노동기구 UN -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Genève 에서 « 필요한 수면 시간 외에,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노동자에게 보장하는 것이 "여가" objet de garantir aux travailleurs, outre les heures de sommeil nécessaires, un temps suffisant pour faire ce qui leur plaît, ainsi que l'indique exactement l'étymologie du mot "loisirs"(p. 644) » 라고 정의 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으로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함이며, 직접적 생산활동이 반대되는 개념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소극적인 휴식과, 여러가지 다양한 활동 (문화, 스포츠, 오락, 동아리 활동 등) 인 적극적 휴식을 통하여 스트레스를 풀고 또한 재충전하는 시간과 활동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대에 따라 여가의 개념은 조금씩 변하였지만, 우리는 여기서 여가를 정의하는 기본 틀로, 당시대에서 생존과 사회 유지를 위한 필수활동인 « 일상성 » 벗어나, 정신적-정서적-육체적 힐링을 위한 시간과 활동인 « 비일상성 » 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여가의 개념을 ‘비일상성’ 이라는 단어로 함축하여 정의하고, 여가의 관점에서 파리의 플로팅 수영장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가 보겠습니다.

 

 

                      파리의 도시의 일상성 풍경_source: LP/Yann Foreix                                                             세계 도시 인구밀도 순위_source: forbes, 2020

 

파리의 일상은 « 고밀도 역사 도시 » 입니다. 파리 Paris intra-muros_105 km2 는 서울의 1/6 베이징에 1/8, 로마에 1/11, 런던에 1/15 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도시이지만 인구는 220만명이 넘는 세계에서 7번째의 인구밀도 21498명/km2 가 높은 도시입니다. 1607년 Henri IV 가 파리 최초의 도시계획에 관한 법률, '화재방지법' 제정으로 층수를 제안 시키고, 18-19세기 산업혁명과 나폴레옹 3세 파리정비 사업   Transformations de Paris sous le Second Empire  을 거치면서 높이보다는 면적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400년 이상 도시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늘날까지 파리는 건축행위가 가능한 대지의 단 1% 만이 단독주택 maison_정원이 주거 형태 일 정도로 도시 전체가 꽉 차있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1970년대 부터 파리시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산업시설들은 외곽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파리 동남쪽 센느강 왼쪽 일대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에 1988년 프랑스 정부는 BNF, SNCF, Université et Ports de Paris 이 지역의 « 리브 고슈 도시재생 opération d’urbanisme, Rive Gauche - ‘ 강의 왼쪽편’ 이라는 뜻 , parisrivegauche.com »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기존의 건폐율 높고 폐쇠형의 오스만식의 도시 구성방식 îlot fermée haussmannien 의 단점을 보안하고, 역사도시경관을 보호하는 과도한 도시-건축법규를 완화해 줌으로써, 복합기능을 갖춘 디자인이 가미된 현대식 고층건물과 오픈공간 확보한 자연으로 열린 도시로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렇게 파리의 일상성에 도시공간의 다양성과, 도시풍경의 이미지 전환을 맞이하게 됩니다.

 

 

   Cité de la Mode et du Design/Jakob + MacFarlane/2012    Bâtiment Home/Hamonic + Masson & Associés/2015      Fulton logements TRIBU/Agence Bernard Buhler/2016

 

 

특히 센느강변 secteur Tolbiac, Port de la Gare 을 플로팅 단지로 지정하고, 똘비악 구간에만 11개의 플로팅 건축이 계획되었습니다. 플로팅 공연장-나이트 클럽 Le Batofar, 플로팅 선술집 La Dame de Canton, 플로팅 연회장 La Dame de Canton, 플로팅 식당 Resto U, 및 플로팅 수영장 Piscine Joséphine Baker 등 대부분 여가를 위한 공간들로 « 친수여가 플로팅 건축 단지 » 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는 마치 도시에서 자연으로 열리는 발코니 같은 공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친환경 건축을 환경발자국을 덜 남기는 건축과 자연 환경에 물리적으로 더 가까이 위치한 건축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플로팅 건축은 물이라는 요소를 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건축의 기반인 대지로 인식하고, « 친수 자연 환경에 더 가까이 접근하는 건축 » 으로 볼 수 있습니다..

 

 

                                                                                                   리브고슈rive gauche 플로팅 건축단지 모습_port de Paris / alamy

 

이곳, 리브고슈 플로팅 건축단지에, 2006년에 개관한 플로팅 수영장 « 조세핀 바께르 Piscine Joséphine Baker » 가 있습니다. 건축가 Robert de Busni Atelier Sequana Architectures 가 설계한 90mx20m로 직사각형으로 총용량 xxx톤으로, 20개의 금속 부체 flotteurs métalliques 로 부력을 확보하고, 25m 규격의 수영장 레인 4개 25mx10m 와 어린이용 풀장, 사우나, 헬스장 그리고 옥상의 솔라리움 solariums 을 갖춘 하나의 물 중심을 종합 휴식공간입니다. 그리고 개폐형 지붕은 계절에 따른 공간의 활용성을 높여줍니다.

 

 

Paris Piscine flottante Joséphine Baker_ Robert de Busni_2006

 

 

수영은 부력의 도움으로 체중에 대한 부담이 적으며 수압에 의해 호흡근이 발달하고 수온조절을 통해 이완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일반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과 환자, 노인 및 임산부 등이 안전하게 운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즉 남녀노소가 즐기기에 적당한 공공성을 확보한 « 여가 체육 활동 » 입니다. 그의 대지를 보면, 수상이라는 공간은 어느 누구의 소유 공간이, 아닌 우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공공간입니다. 모두에게 할애되어야 하는 물위의 공간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플로팅 수영장은 « 공공공간의 공공을 위한 건축 » 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파리 플라주 전 모습_P. Orluc                                              파리 플라주_dcrainmaker.com                                      2019년  파리 플라주 프로그램_Ville de Paris

 

두번째 플로팅 수영장은 파리 라빌레뜨 공원에 있는 « 라 베냐드 La Baignade_’ 물놀이 ’ 라는 뜻 » 입니다. 파리시 Ville de Paris 는 2002년 부터 « 파리 플라주 Paris Plages »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마래지구 센느강변 rive droite 3.5km 구간의 자동차 전용도로를 여름동안 7-8월 약 두달간 인공해변으로 조성하여 Lafarge 기업이 100% 비용부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 또한 일반적인 도시의 모습에 비일상성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로 도시에 여가의 시간과 활동, 장소 및 도시의 여가풍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으로 2017년부터 라 빌레뜨 공원 호수 bassin de la Villette 에 플로팅 수영장이 개장되었습니다. 어린이 enfants accompagnés, 아마추어 nageurs amateurs, 숙련자 nageurs confirmés, 등 사용자에 구분에 따라 40cm, 1.2m, 2m 등 깊이가 다른 3개의 플장에 23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플로팅 수영장 전경_Rémi Morvan                             플로팅 수영장 모숩_Camille McOuat pour «Libération»                                  SEINE DESIGN 계획안

 

 

기존의 플로팅 수영장은 강물에 수영장을 띄우고 정화된 물을 받아서 수영을 하는 반면, 라 베냐드는 호수 물에서 직접 수영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유럽의회 및 유럽연합 이사회 강령 DIRECTIVE 2006/7/CE DU PARLEMENT EUROPÉEN ET DU CONSEIL_Qualité insuffisante / Qualité suffisante / Bonne qualité / Excellente qualité 4가지로 구분함 에서 규정하는 사람이 수영할 수 있는 수질을 확보 Qualité suffisante 이상등급 하여야 하는데, 파리는 라 빌레뜨 호수의 수질을 15년동안 관리 하였고, 2007년 요구 수질을 확보하고, 호수물에서 직접 수영이 가능한 플로팅 수영장을 오픈 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도시공간구성에서 물이라는 요소를 친수공간으로 요소로 고려한때, 기존의 관점인 수변공간 구성의 관망정원에서 벗어나, 플로팅 건축의 바탕이되는 대지로 인식하여 수상공간 활용, 나아가 물이라는 자연환경 요소를 건축 프로그램에 직접 사용함으로, 수영을 하면서 호수의 물을 체함하는 공간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플로팅 수영장은 자연에 갈망에 대한 « 촉각을 충족시켜주는 건축 » 입니다.

 

 

 

                                                                      l’Arche_SEINE DESIGN_2017

 

파리의 플로팅 수영장 세번째는 « 아르슈 l'Arche_’ 방주 ’ 라는 뜻 » 입니다. 센느강 재생사업 Réinventer la Seine 의 일환으로 계획된 이 수영장은, 앙드레-시트로엥 공원 Parc André-Citroën, Port de Javel Bas 의 프로그램을 수상으로 연장하는 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영불해협에서 센느강을 통해 파리로 진입할 경우 파리의 관문에 해당하여 에펠탑을 배경으로 파리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2016년 이곳에 플로팅 건축이 기획될 당시, 파리 시장 Anne Hidalgo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역사도시 파리에 친환경-친자연 깨끗한 도시의 이미지를 상상하였습니다. 그렇게 앙드레-시트로엥 공원에 플로팅 수영장으로 설정하고, 2024년까지 센느강 수질을 확보하고, 센느강위에서 그리고 센느강에서 직접 수영할 수 있는 수영장을 국제공모하였습니다. 그렇게 본 저자가 참여한 SEINE DESIGN 의 작품 '아르슈' 가 당선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플로팅 수영장은, « 친환경 파리 » 라는 «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는 건축 » 으로 볼 수 있습니다.

 

 

                                                                          l’Arche_SEINE DESIGN_2017

 

 

사실 파리에서 플로팅 수영장은 비단 금세기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파리는 18세기부터 센느강을 수영장의 대지로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1785년 왕립 과학 아카데미 Académie royale des sciences 는 센느강 Pont de la Tournelle, 7e arrondissement de Paris 에 « 델리니 Deligny » 라는 수영학교 école de natation 를 세우고, 1796년에 플로팅 수영장 quai Anatole-France, 7e arrondissement de Paris 을 건축하였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겨울에는 온수를 제공하고, 솔라리움 solarium, 식당과 까페, 각종 실내스포츠 시설은 물론 수영장 패션쇼까지 개최하는 수영장까지 등장하며 19세기 중반, 루브르궁전 앞 센느강변은 과히 플로팅 수영장촌(?)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1900년 제 2회 파리 올림픽때는 올림픽 수영 공식경기가 센느강 플로팅 수영장의 센느강 물에서 치뤄지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날의 파리의 플로팅 수영장은 델리니의 후손입니다. 

 

 

   플로팅 수영장 Deligny_1958 항공사진_Musée Carnavalet        플로팅 수영장 Deligny 내부모습_1957_AFP.        루브르궁전 앞 센느강변 플로팅 수영장촌_1861_Henri Charpentier

           1796년 최초의 플로팅 수영장도 이곳에 건설됨

    파리 7구 콩코드 다리 (Pont de la Concorde, 7ème de Paris)

 

 

21세기 우리 사회는 단순한 경제적 성장보다는 « 삶의 질 » 을 중시하는 사회로 프레임이 변하였습니다. 여가는 그의 '비일상성' 을 통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고, 육체적 정신적 휴식을 제공해 주면서 삶의 만족도 높여줍니다. 특히 여가 활동으로서 생활체육은 현대인에게 부족한 운동을 보충해 줌으로 정신적·육 체적 건강을 지켜줍니다.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과도한 도시화의 스트레스는 자연과 여가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낳았습니다. 물이라는 공간을 수변공간의 관망정원만이 아닌, 건축의 대지로, 건축 프로그램의 요소로 인식함으로, 좀더 자연에 가까이 접근하고,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친수공간 플로팅 수영장은 하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이라는 공간에서 '공공성' 을 확보하고, 나아가 '친환경도시' 이미지를 구축함으로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여줍니다. 이렇듯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플로팅 수영장을 통하여 도시와 사람과 자연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 물위의 주거 maison sur l’eau,2008 » 의 저자 빌레망 Willemin 의 언어로 이글을 마치겠습니다.

 

 

 

19세기의 삶은 석유가 보장했다면, 21세기의 삶은 물이 될 것이다.

L’eau promet d’être au XXIe sicèle, ce que le pétrole fut au XIXe siècle_ Willemin_maison sur l’eau,2008,p11

 

 

 

 

 

 

 

 

 

 

프랑스 파리에서 김남중 올림 

Architecte HMONP, Architecte Naval DPEA

20-22 Rue Valadon 75007 Paris FRANCE

hinamjung@hotmail.fr

+33 (0) 7 83 37 50 56